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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넷플릭스 드라마 [소년심판] 봤나요? 그리고 요즘 이슈가 되는 "살인 예고" 글을 올린 사람들 중 청소년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운데 다시 소년범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이들의 죄에 대한 책임은 누가 어떻게 져야 할지를 사회가 묻고 있습니다.
그런데 촉법소년은 정확히 몇 살부터 몇 살까지인지, 촉법소년 처벌 강화에 관한 사람들의 생각은 어떤지 궁금하지 않습니까? 이번 글에서는 넷플릭스 드라마 [소년심판]에서 나오는 대사를 인용하여 촉법소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누가 소년범일까?
범죄를 저지른 미성년자를 소년범이라고 합니다. 소년범은 나이에 따라 처벌할 수 있는지와 그 수위가 달라집니다.
나이에 따라 구분해보면
가) 만 10세 미만의 범법소년
어떤 벌도 줄 수 없습니다. 잘잘못을 가리기에는 너무 어리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나) 만 10~14세 미만의 촉법소년
감옥에 보내는 등 형사처벌을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소년원으로 보내거나 보호 관찰을 받게 하는 등 보호처분은 할 수 있습니다. 이때 전과 기록은 남지 않고 보호처분은 10단계로 나뉘는데, 가장 무거운 처분인 보호처분 10호를 받으면 2년간 소년원에 갑니다.
다) 만 14~19세 미만의 범죄소년
형사처벌을 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전과 기록도 남습니다.
하지만 살인처럼 심각한 범죄를 저질러도 내릴 수 있는 형량이 최대 징역 20년까지로 제한돼 있습니다.
늘어나는 촉법소년
현재 이슈로 대두 되고있는 살인 예고도 청소년이 대부분이라고 하고, 만 10~14세 미만의 청소년 범죄인 촉법소년 사건이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실제로 촉법소년 처리 건수는 4년 만에 2017년 7,665건에서 2021년 1만 2,029건으로 56% 증가했습니다.
소년범이 다시 범죄를 저지를 확률(=재범률)도 높게 나타나고 있으며, 보호 관찰 대상인 소년의 재범률은 2021년 기준 12.0%로 같은 기간 4.5%였던 성인 대상자 재범률보다 약3배 정도 높게 나왔습니다.
강력히 처벌하면?
촉법소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하는 사람들은 엄격하게 처벌하는 게 촉법소년 사건을 줄이고 재범률을 낮추는 데 필요한 조치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촉법소년과 달리 형사처벌 대상인 범죄소년 사건은 뚜렷하게 줄고 있습니다.
4년 동안 2017년 8만 4,026건 2021년 5만 5,846건으로 3분의 1 가까이 줄어든 것입니다. 범죄소년은 촉법소년보다 더 엄한 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타났다고 보는 겁니다.
촉법소년을 더 강하게 처벌하는 방법에는 처벌 수위를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촉법소년 연령 제한을 낮추는 방법도 있습니다.
만 14세보다 어린 소년범도 촉법소년이 아닌 형사처벌을 받는 범죄소년으로 분류하자는 겁니다.
현재의 촉법소년 기준은 약 70년 전인 1953년에 만들어졌는데 그때보다 지금 청소년이 신체적, 정신적으로 훨씬 성숙해졌다는 말이 나오고 정보력도 뛰어나며 심지어 자신이 촉법소년이라는 걸 알고 당당하게 범죄를 저지르는 일도 있다고 합니다.
이에 지난 20대 대선에 출마한 모든 대통령 후보들은 촉법소년의 나이 상한선을 낮추겠다고 했습니다.
촉법소년의 경우, 가정을 비롯한 주변 환경의 영향으로 범죄의 길에 들어서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게 소년법을 두어 미성년자를 성인과 같은 기준으로 벌하지 않기로 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환경이 좋지 않다고 모두가 범죄를 저지르는 건 아니라는 얘기가 있습니다. 그러니 불우한 환경이 면죄부가 될 수는 없고, 범죄 행위에 따른 책임을 지는 건 당연한 일이라는 것입니다.
다른사람의 생각은?
촉법소년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처벌이 아니라 교화라는 의견이 있습니다.
소년법 제1장 1조에 따르면 소년법은 “소년이 건전하게 성장하도록 돕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미성년자는 아직 자라는 중이기에 성인에 비해 옳고 그름과 같은 가치 판단을 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고려한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더 강력한 처벌이 해결책이 될 수는 없으며, 사회 전체가 더 책임감을 느끼고 촉법소년을 교화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소년원·청소년 보호시설 등이 모자란 상황에서 형량만 높이거나 촉법소년 적용 나이 기준을 낮추는 건 의미가 없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촉법소년이 보호처분을 받으면 가게 되는 소년원과 청소년 보호시설은 지금도 턱없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전국 소년원 수용률은 111%에 달합니다(2018년 기준). 원래 수용할 수 있는 인원보다 훨씬 많은 소년범이 한곳에 모여있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러면 그 안에 있는 소년범이 교화되지 못하고 서로 어울리기만 한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래서 출소 후 다시 범죄의 길로 빠져들 수 있는 게 현실입니다.
청소년 보호시설도 일본에는 50개가 넘지만, 우리나라엔 딱 8개밖에 없습니다.
그마저도 나라에서 운영하는 곳은 단 한 곳도 없고 모두 민간이 운영한다고 합니다. 관리 교화할 시설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더 많은 촉법소년을 더 오래 시설에 보낸다고 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소년범죄에는 가정, 학교, 사회의 책임도 큰데, 소년범만 더 무거운 책임을 지게 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실제로 소년범의 경우 가정과 학교에서 밀려나 비행 청소년이 된 경우가 많습니다. 2015년 1윌~2018년 2월 부산가정법원 자료에 따르면, 전체 1,872명의 소년범 중 절반에 가까운 897명(47.9%)은 이혼 사별 가출 등으로 인한 한 부모, 조손 가정 등 가정환경 취약 요소를 가진 상황입니다.
부모가 있더라도 알코올 중독, 가정폭력, 신체나 정신상의 문제로 아이를 제대로 돌보고 보호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소년재판을 받고 1년 안에 다시 범죄를 저지른 아이들(58.8%)과 범죄 전력이 세 차례 이상 되는 아이들(59.39%)은 가정환경 취약 요소 비율이 전체 소년범 평균(47.9%)보다 특히 높았습니다.
가정에서 지지받지 못하면 학교에서도 겉도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아'로 낙인찍혀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못하게 되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이런 상황 때문에 국가와 사회가 촉법소년을 비롯한 소년범을 교화시키기 위해 더 노력하지 않고 무조건 센 벌만 주려는 건 부적절합니다.
그럼 다른나라는?
나라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독일, 일본, 오스트리아
우리나라처럼 만 14세 미만까지를 촉법소년이라고 봅니다.
중국
만 16세까지 촉법소년이라고 정해두고 있지만 고의로 사람을 죽이는 등의 중범죄를 저지른 촉법소년은 형사처벌을 합니다.
호주
만 10세까지만 촉법소년에 해당합니다. 그러나 10세 이상 14세 미만이라면 원칙적으로 형사적 책임을 질 수 없다고 봅니다. 악의를 가지고 고의로 범죄를 저질렀다는 것이 밝혀져야만 형사 처벌할 수 있습니다.
촉법소년 요약
촉법소년에대해 요약을 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촉법소년은: 범죄를 저지른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아이들. 형사적인 책임을 질 능력이 없다고 보기 때문에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다.
촉법소년 사건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이유는: 엄하게 벌해야 촉법소년 범죄를 막을 수 있다, 촉법소년 기준이 만들어졌을 때보다 지금 청소년이 신체적 정신적으로 훨씬 성숙하다, 환경이 불우하다고 모두가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아니다.
그에 반대하는 이유는: 소년범을 대할 때는 교화에 더 중점을 두어야 한다, 시설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처벌을 강화하는 것이 무의미하다. 촉법소년을 소외시킨 가정, 사회, 국가가 아닌 촉법소년에게만 무거운 책임을 묻는 것은 부당하다.
이상으로 촉법소년에 대해 알아봤는데 여러분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이글은 NEWNEEK의 글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end